[1월 연구소 소식]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1월 연구소 소식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2023년 1월 13일

 

Prof. Dr. Manfred Hettling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코카문고* 서가 방문>
*Jürgen Kocka 교수의 기증도서로 만들어진 개인문고

 

  • 일시: 2023년 1월 13일(금) 16:00-17:30
  •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2동 408호 세미나실
  • 사회: 현정선(서울대 독어독문학과)
  • 세부일정:
    (1) 연구소장 인사말
    (2) 강연
    -강연자: Prof. Dr. Manfred Hettling (독일 할레대학교)
    -강연제목: “Vergegnwärtigung” schwieriger Vergangenheit. Deutschland nach 1945 – Erfolge und Probleme (어려운 과거의 “현재화”. 1945년 이후 독일 – 성공과 문제들)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학술행사의 개최를 통해 활발한 지적 활동의 장을 지속해서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독일사회사 연구의 권위자인 독일 할레대학교의 Manfred Hettling 교수를 초청하여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Hettling 교수는 ‘독일의 과거극복’이라는 테마를 둘러싼 주요쟁점들, 예컨대 나치 과거를 포함하여 독일의 과거극복 내지 기억문화에 있어서의 성과와 문제에 관해 강연하였습니다.

독일은 ‘과거극복’에 성공한 모범사례로 꼽히지만, 홀로코스트라는 예외적인 과거에 대한 독특한 극복방식을 어떻게 다른 나라들의 상이한 역사를 극복하는 데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습니다. 독일의 ‘과거극복’은 과거에 대해 침묵하려는 태도를 이겨내고 이를 반성하는 자세로 귀결했다고 여겨지는데, Hettling 교수는 이 관점이 진실을 내포하면서도 실제를 단순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독일의 ‘과거극복’은 ‘특이의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독일은 서방세계의 일부가 되기 위해 자신의 과거로부터 거리를 두고 기존의 국가(민족)정체성 대신에 스스로를 유럽의 한 주로 파악함으로써 국가라는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이와 반대로 나치독일의 공격을 받았거나 소련 공산주의에 점령당했던 나라들은 국가(민족)정체성을 정치적 자유의 토대로 긍정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독일이 유럽연합의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도덕에 기반한 정치적 요구를 할 때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합니다. 이 긴장관계는 추모문화의 논쟁에도 영향을 끼치며, 다방향성(Multidirektionalität)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독일이 나치 과거에만 몰두하고 식민지 지배 과거의 범죄는 경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Hettling 교수는 독일의 나치 과거와 ‘과거극복’은 특수한 경우이며, 이를 자국의 (다른) 문제를 비판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특수한 점은 독일의 과거가 유일무이하다는 것으로, 독일은 1918년에 이미 한 번 패전을 경험했으며 1945년에 두 번째 패전을 경험했을 때 다른 극복전략을 사용합니다. 나치 독일의 범죄는 선례가 없는 완전 새로운 방식으로 실행되었으며, 독일은 처음부터 가해자였음을 부정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를 희생자로 파악할 여지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독일은 국경을 접한 나라들이 많아 외교적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나치 과거를 이웃 나라들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청산해야 했습니다. 셋째로 독일의 기억문화를 살펴볼 때, 나치 독일 이전의 독일 역사는 자주 나치 독일이 등장하기 전 단계의 역사로만 이해되어 현대와의 연관성을 잃고 현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합니다. Hettling 교수는 후손들이 진정 나치 과거를 자신의 역사로 받아들이고 이 역사를 책임의식을 가지고 마주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속한 나라의 역사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국내외 교수들 간의 지적 교류와 우호 증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석·박사생들에게 해외 석학의 흥미로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였습니다. 강연 후에는 참석자 간의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 강연회의 취지가 더욱 성공적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좌측부터 현정선 연구부장, Hettling 교수님의 지도학생, 강연자 Manfred Hettling 교수, 연구소장 김태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