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연구소 소식] 제 16회 관악블록세미나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
8월 연구소 소식
2023년 제 16회 관악블록세미나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
2023년 8월 23일, 24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는 매년 ‘관악블록세미나’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학내외 학자들을 초청하여 시의성이 높은 융합 학문적 주제나 최신 문화이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발표를 듣고 토론을 진행하는 학술대회를 열어 오고 있습니다. 이번 관악블록세미나의 주제는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으로, 21세기의 변화된 문화적 환경에서의 문화 생산과 수용에 대해 첨단적 연구를 수행해 오신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흥미롭고 뜻 깊은 강연을 함께 듣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 2023년 8월 23일(수)
유승호 선생님은 한국콘텐츠산업의 부상과 성장원인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부르디외의 장(field) 개념을 분석에 적용하여, 한국콘텐츠산업의 게임장, 영화장, 음악장에서의 상동성과 역동성에 관해 설명하였습니다. 혁신세력의 등장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장은 기존의 전통적 형식인 권위적·폐쇄적 흐름을 깨고 글로벌 지향적이고 융합적인 이념을 내세울 수 있었으며, 이러한 혁신세력은 이들을 인정하는 공동체를 토대로 이른바 상징혁명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유승호 선생님은 한국콘텐츠산업에서 장의 지속과 확대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장의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상호의존과 존중의 문화임을 역설하였습니다.
홍석경 선생님은 한국대중문화와 한류의 발전단계에 대해 강연하고 한류의 세계 속 의미에 대해 숙고하였습니다. 홍석경 선생님은 한류를 디지털문화와 세계화의 맥락 속에서 역사적인 수용현상이자 밑으로부터의 대안적인 세계화 현상으로 파악하면서, 한류는 한국인이 세계인이 공감하는 보편적 메시지의 발화자가 되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고 평하였습니다. 한국은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와 식민, 전쟁, 가난, 개도국 경험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의 험한 현실을 겪고 있으며, 이런 흔적이 녹아있는 한국 대중문화는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보입니다. 홍석경 선생님은 ‘문화’는 다른 것의 수단이 아닌 세계 수용자에게 제3의 길을 열어야 할 의무를 지닌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임종수 선생님은 OTT의 매체적 특성과 OTT 서사극의 서사양식, OTT 리얼리즘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현대 TV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중산층 또는 재벌의 사랑이야기가 계급, 지역, 젠더,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대중 수용자에게 소구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실제 삶이어서가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내면화하는 어떤 지배적 정서를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관점에서 임종수 선생님은 TV 드라마의 리얼리즘을 정서적 리얼리즘(emotional realism)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에 반해 OTT 서사극의 리얼리즘은 정동적 리얼리즘(affective realism)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정서적 리얼리즘이 ‘현실에 대한 지배적 감각’이라면, 정동적 리얼리즘은 ‘현실에 대한 지배적 미학’으로, OTT 서사극에서는 ‘나’에게 의미를 주는 서사가 중요합니다(쥬이상스적 쾌락). 임종수 선생님은 또한 한국 OTT 콘텐츠의 전형성을 ‘호모 사케르의 분투’로 설명하였습니다.
😊 2023년 8월 24일(목)
정의진 선생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문화정책의 형성과정과 기본원칙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프랑스 문화정책의 대전제는 ‘문화는 공공재’라는 것으로, 문화를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관점을 따릅니다. 문화가 가치의 영역인 만큼 프랑스 정부는 문화시장에서 자국의 문화적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다양한 정책을 채택해왔습니다(2005년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협약’ 등). 프랑스 문화정책의 기본원칙은 문화예술의 공적가치 강조, 문화예술의 민주주의적 향유 기회 확대, 문화 다양성 보호, 문화예술의 ‘질’과 ‘수준’ 강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의진 선생님은 디지털 시대의 시청각 통신과 문화주권에 대한 프랑스의 관련 법안에 대해 소개하고, 프랑스 문화산업 디지털화의 특징사례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추후 연구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하였습니다.
구연정 선생님은 디지털 기록기술에 대해 강연한 후 율리 체의 《어떤 소송》(2009)을 중심으로 데이터화된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공유하였습니다. 체의 소설에서는 인간의 신체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 분석하여 건강한 일상의 규범을 추천(사실 강제)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시민의 삶을 관리합니다. 작가는 개인의 자유의지와 존엄을 억압하는, 비인간적으로 변모해 버린 기술중심의 독재사회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구연정 선생님은 작가의 문제의식에 동의하면서도, 기술디스토피아를 그리는 문학적 전망은 기술사용의 현실적 방향성을 간과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고 역설하였습니다. 첨단기술을 지배도구로 이용하는 감시사회의 문제는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인간의 욕망이 투사되어 특정목적에 따라 기술을 재배치하는 기술권력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지각방식이 시대의 주도적인 기술/기기를 사용함으로써 그로부터 영향을 받아왔던 것처럼, 스마트 기술과 연결된 인간은 이전의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유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구연정 선생님은 기술디스토피아적, 기술유토피아적 관점을 넘어서 현실주의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지원 선생님은 디지털 다매체 시대에서의 문화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문학 향유방식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미디어의 탈경계화(매체 간의 융합과 상호소통), 수평적 문화구조(문화예술의 대중적 저변 확대), 작가의 권위 해체(최종적 기의로서의 저자의 권위 해체), 미디어 리터러시와 형상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독자의 등장이 문화구조의 변화에 해당합니다. 이지원 선생님은 새로운 문학 향유 방식으로 ‘능동적 하이퍼텍스트적 읽기’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독자는 새로운 생산주체로서 문학텍스트를 재창작, 재전유하며 기존 문학작품을 스스로 콘텐츠화합니다. 문학의 구술성이 새로이 부활하기도 하며(오디오북, 유튜브의 문학 읽어주는 채널 등), 독자는 배급자이자 바이럴(Viral) 주체로서 SNS를 통해 문학을 향유합니다. 이지원 선생님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문학의 새로운 능력으로 활용하고 매체 바깥의 초월적 위치가 아니라 매체의 안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매체를 도구로 문학 본연의 소명을 이어가야 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제16회 관악블록세미나는 21세기의 변화된 문화적 환경에서의 문화 생산과 수용에 대해 첨단적 연구를 수행해 오신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연마다 강연자와 참석자 간의 열띤 토론의 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서울대학교 독일어문화권연구소
제 16회 관악블록세미나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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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23년 8월 23일(수), 24일(목)
- 장소: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 보름홀(8동) B101호
- 사회: 현정선(서울대)
- 세부일정
8월 23일(수)
13:20-13:30 개회사│김태환(독일어문화권연구소장)
13:30-14:40 콘텐츠산업의 부상과 장(field)의 동학│유승호(강원대 영상문화학과)
14:50-16:00 한류의 세계 속 의미│홍석경(서울대 언론정보학과)
16:00-16:20 휴식
16:20-17:30 OTT 콘텐츠와 21세기 미디어 문화의 지형:
OTT 리얼리즘, 호모 사케르, 자동화 미디어│임종수(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8월 24일(목)13:30-14:40 온라인 플랫폼 문화산업에 대한 프랑스의 문화정책│정의진(상명대 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14:50-16:00 디지털 기록기술에 대한 문학적 성찰│구연정(숭실대 독어독문학과)
16:00-16:20 휴식
16:20-17:30 디지털 다매체 시대, 문학의 전환과 확장│이지원(중앙대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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