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구소 소식


<독일문화원장과의 만남 – 강연과 대화 >

 2023년 12월 15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주한 독일문화원 원장 Clemens Treter 박사를 초청하여 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 독일어문화권연구소
<독일문화원장과의 만남 – 강연과 대화>

 •강연제목: 독일문화원은 한국에서, 동아시아에서, 전 세계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
(Die Arbeit des Goethe-Instituts in Korea, in Ostasien und weltweit)

•강연자: 클레멘스 트레터 박사(주한 독일문화원 원장)
통역: 서진태 (독어독문학과 강사)

   •일시: 2023년 12월 15일(금) 15:30-17:30

 •장소: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8동) B101호

•사회: 유종윤



클레멘스 트레터 원장
은 독일문화원의 활동 이념 및 독일문화원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중심으로 강연하였습니다. 괴테 인스티튜트(das Goethe-Institut)는 독일이 세계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원으로, 문화교류 및 사회적 담화, 독일어 교육과 수업을 지원합니다. 각국의 독일문화원은 문화원마다의 자율성을 지니고 이러한 활동을 기획합니다. 트레터 원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내 독일문화원의 공간과 활동을 안내하고, 주한 독일문화원이 제공하는 문화 프로그램과 지원 프로그램의 예를 사진자료를 활용하여 설명하였습니다(연극, 전시, 번역 등).

이번 강연회는 강연자와 참석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통역이 이루어졌고, 강연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주한 독일문화원과 강연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해주었습니다. 참석자는 주한 독일문화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독일문화원의 활동과 프로그램에 대해 평소 알고 싶었던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고, 독일과 한국 간의 문화교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행사인 이번 강연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

 

 

 

 

 


12월 연구소 소식

 


2023년도 2학기 종강집담회

2023년 12월 8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는 전통적으로 학기 말 집담회를 통해 흥미로운 연구 주제에 관한 학문적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왔습니다. 이번 집담회에서는 올해 독일 훔볼트대학에서 박사 학위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신진 연구자 최가람 박사와 독일사 연구 전문가이신 한양대학교 사학과 문수현 교수님을 모시고 흥미로운 강연을 청해들었습니다.


<독일어문화권연구소  2023학년도 2학기 종강집담회>

    •일시: 2023년 12월 8일(금) 오후 3시

         •장소: 서울대학교 신양학술정보관(4동) 308호

     •사회: 현정선(서울대)

    세부일정:
(1) 15:00-16:00:
강연자: 최가람(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강연제목: 머묾과 떠돎: 로베르트 발저의 1910년경 작품들에 나타난
하인정신 Dieneridee의 형상들

 (2) 16:10-17:10
강연자: 문수현(한양대 사학과)
강연제목: ‘생명(Leben)’ 對 ‘인간됨(Menschlichkeit)’:
“낙태와 형법 218조를 둘러싼 논의(Die Diskussion über die Abtreibung und den §218)”



😊 최가람 선생님
은 로베르트 발저의 문학에서 발견되는 상반된 계기들의 긴밀한 상호작용들 가운데 특히 머묾과 떠돎(Bleiben und Treiben)의 ‘이접적’ 연결에 주목하여 1910년 전후로 쓰인 발저의 작품들에서 하인정신이 형상화되는 양상들에 관해 강연하였습니다. 하인 정신은 근본적으로 자유에 대한 갈망과 대상세계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이율배반적 요구들이 결합되어 형성된 하인형 인물의 독특한 이동성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전개된다는 점에서 최가람 선생님은 발저 문학에서 나타나는 가까움과 멂, 머묾과 떠돎의 결합에 주목하였습니다.

발저 문학에서 동경(Sehnsucht)은 제한이라는 조정을 통해 멂과 가까움, 머묾과 떠돎이라는 두 대립적 계기를 연결하는 원리로 기능합니다. 최가람 선생님은 먼 곳에 대한 동경을 가까운 곳에 대한 동경으로 전환하는 두 가지 양식, 즉 ‘근교 내에서의 떠돎’과 ‘갇힌 공간 내에서 익숙한 것을 새롭게 읽기’를 하인정신이 실현되는 두 가지 중요한 양태로서 제시하였습니다. 두 대립적 요소들의 이접적 연결에서 발저는 ‘가까움’에 대한 선호를 보이지만, 이것이 ‘멂’에 대한 발저의 무관심이나 경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최가람 선생님은 설명하였습니다. 오히려 발저의 하인형 인물은 가까움 안에서 멂을, 머묾 안에서 떠돎을 구현합니다. 강연에 따르면 ‘가까움’에 ‘기울어져 geneigt’ 있는 발저 식 이접적 연결의 함의는 다음의 두 가지로 규명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발저의 하인형 인물들은 대상과 정면으로 대등하게 마주하고 있다기보다 대상의 곁에 위치하면서 끊임없이 대상에 점근해가며, 두 번째로 하인형 인물은 그의 책임과 의무가 주어진 공간에 기꺼이 머무르며 이 공간 내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을 기획함으로써 ‘자유로운 의무’와 ‘제한된 자유’를 동시에 실현한다는 점입니다.

😊 문수현 선생님은 1970년대 독일사회에서 낙태문의가 논의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강연하였습니다. 근대화와 더불어 섹슈얼리티와 재생산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강화되어감과 동시에 근대 사회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여성들의 요구 역시 강화되어갔습니다. 낙태 문제는 이러한 상반된 흐름의 교점에 서 있습니다. 문수현 선생님은 낙태에 관해 당시 교회, 여성, 의협의 가졌던 입장을 사료와 기록을 통해 살펴보았고, 서독에서 이루어진 낙태에 관한 법안 개정의 흐름을 면밀히 검토하였습니다. 문수현 선생님은 1970년대 낙태 문제 논의에서 생명의 존엄성, 국가의 생명보호 의무, 나치 과거사로 인한 독일사회의 특수성 등 ‘규범’적인 논의만큼이나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여성들의 ‘현실’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두 축의 논리는 낙태에 대한 반대와 찬성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하였습니다.

 


11월 연구소 소식


<독일어문화권연구소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2023년 11월 17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학술행사의 개최를 통해 활발한 지적 활동의 장을 지속해서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프랑스 에콜 데 민 드 파리의 Linda Koiran 선생님을 초청하여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독일어문화권연구소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Von Formen der Erinnerung zum postmemoriellen Gedächtnis in ausgewählten Texten von Anna Kim”

 •일시: 2023년 11월 17일(금) 오후 4시-5시30분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2동 408호

 •사회: 현정선(서울대)

 •강연자: Dr. Linda Koiran (에콜 데 민 드 파리)

  •  

    Linda Koiran 선생님은 한국계 오스트리아 작가 안나 김과 그녀의 작품들에 대해 기억(Erinnerung)의 형식과 포스트메모리 개념을 중심으로 강연하였습니다. 예컨대 Koiran 선생님은 안나 김의 <그림들의 흔적>(2004)에 나타나는 다양한 이미지기억방식과 언어화의 관계, <얼어버린 시간>(2011)에 나타나는 포렌식 서술 -인간의 기억방식과 연동하여 작동하는 적십자사의 조사방식 –에 주목하여 두 작품을 분석하였습니다. 또한 안나 김의 <사적인 것의 침입>(2011)과 <어느 밤의 해부>(2012)를 포스트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였고, <대귀향>(2017)을 포스트메모리 개념을 중심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강연에 따르면 안나 김은 현대에 망각되어 버린 기억들, 망각의 위기에 처해 있는 기억들, 주변적인 것/곳의 기억들, 그러나 결코 주변적일 수 없는 (역사의) 기억들을 다시금 회상의 자리로 이끌어냅니다. 안나 김은 자신의 작품이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Koiran 선생님은 안나 김이 작가로서 ‘기억’을 다루고 있는 문학적 방식에 대해 흥미롭고 유익한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8월 연구소 소식


2023년 
제 16회 관악블록세미나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

2023년 8월 23일, 24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는 매년 ‘관악블록세미나’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학내외 학자들을 초청하여 시의성이 높은 융합 학문적 주제나 최신 문화이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발표를 듣고 토론을 진행하는 학술대회를 열어 오고 있습니다. 이번 관악블록세미나의 주제는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으로, 21세기의 변화된 문화적 환경에서의 문화 생산과 수용에 대해 첨단적 연구를 수행해 오신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흥미롭고 뜻 깊은 강연을 함께 듣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 2023년 8월 23일(수)

유승호 선생님은 한국콘텐츠산업의 부상과 성장원인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부르디외의 장(field) 개념을 분석에 적용하여, 한국콘텐츠산업의 게임장, 영화장, 음악장에서의 상동성과 역동성에 관해 설명하였습니다. 혁신세력의 등장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장은 기존의 전통적 형식인 권위적·폐쇄적 흐름을 깨고 글로벌 지향적이고 융합적인 이념을 내세울 수 있었으며, 이러한 혁신세력은 이들을 인정하는 공동체를 토대로 이른바 상징혁명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유승호 선생님은 한국콘텐츠산업에서 장의 지속과 확대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장의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상호의존과 존중의 문화임을 역설하였습니다.


홍석경 선생님
은 한국대중문화와 한류의 발전단계에 대해 강연하고 한류의 세계 속 의미에 대해 숙고하였습니다. 홍석경 선생님은 한류를 디지털문화와 세계화의 맥락 속에서 역사적인 수용현상이자 밑으로부터의 대안적인 세계화 현상으로 파악하면서, 한류는 한국인이 세계인이 공감하는 보편적 메시지의 발화자가 되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고 평하였습니다. 한국은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와 식민, 전쟁, 가난, 개도국 경험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의 험한 현실을 겪고 있으며, 이런 흔적이 녹아있는 한국 대중문화는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보입니다. 홍석경 선생님은 ‘문화’는 다른 것의 수단이 아닌 세계 수용자에게 제3의 길을 열어야 할 의무를 지닌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임종수 선생님
은 OTT의 매체적 특성과 OTT 서사극의 서사양식, OTT 리얼리즘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현대 TV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중산층 또는 재벌의 사랑이야기가 계급, 지역, 젠더,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대중 수용자에게 소구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실제 삶이어서가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내면화하는 어떤 지배적 정서를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관점에서 임종수 선생님은 TV 드라마의 리얼리즘을 정서적 리얼리즘(emotional realism)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에 반해 OTT 서사극의 리얼리즘은 정동적 리얼리즘(affective realism)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정서적 리얼리즘이 ‘현실에 대한 지배적 감각’이라면, 정동적 리얼리즘은 ‘현실에 대한 지배적 미학’으로, OTT 서사극에서는 ‘나’에게 의미를 주는 서사가 중요합니다(쥬이상스적 쾌락). 임종수 선생님은 또한 한국 OTT 콘텐츠의 전형성을 ‘호모 사케르의 분투’로 설명하였습니다.

 


😊 2023년 8월 24일(목)

정의진 선생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문화정책의 형성과정과 기본원칙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프랑스 문화정책의 대전제는 ‘문화는 공공재’라는 것으로, 문화를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관점을 따릅니다. 문화가 가치의 영역인 만큼 프랑스 정부는 문화시장에서 자국의 문화적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다양한 정책을 채택해왔습니다(2005년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협약’ 등). 프랑스 문화정책의 기본원칙은 문화예술의 공적가치 강조, 문화예술의 민주주의적 향유 기회 확대, 문화 다양성 보호, 문화예술의 ‘질’과 ‘수준’ 강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의진 선생님은 디지털 시대의 시청각 통신과 문화주권에 대한 프랑스의 관련 법안에 대해 소개하고, 프랑스 문화산업 디지털화의 특징사례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추후 연구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하였습니다.


구연정 선생님
은 디지털 기록기술에 대해 강연한 후 율리 체의 《어떤 소송》(2009)을 중심으로 데이터화된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공유하였습니다. 체의 소설에서는 인간의 신체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 분석하여 건강한 일상의 규범을 추천(사실 강제)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시민의 삶을 관리합니다. 작가는 개인의 자유의지와 존엄을 억압하는, 비인간적으로 변모해 버린 기술중심의 독재사회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구연정 선생님은 작가의 문제의식에 동의하면서도, 기술디스토피아를 그리는 문학적 전망은 기술사용의 현실적 방향성을 간과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고 역설하였습니다. 첨단기술을 지배도구로 이용하는 감시사회의 문제는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인간의 욕망이 투사되어 특정목적에 따라 기술을 재배치하는 기술권력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지각방식이 시대의 주도적인 기술/기기를 사용함으로써 그로부터 영향을 받아왔던 것처럼, 스마트 기술과 연결된 인간은 이전의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유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구연정 선생님은 기술디스토피아적, 기술유토피아적 관점을 넘어서 현실주의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지원 선생님
은 디지털 다매체 시대에서의 문화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문학 향유방식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미디어의 탈경계화(매체 간의 융합과 상호소통), 수평적 문화구조(문화예술의 대중적 저변 확대), 작가의 권위 해체(최종적 기의로서의 저자의 권위 해체), 미디어 리터러시와 형상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독자의 등장이 문화구조의 변화에 해당합니다. 이지원 선생님은 새로운 문학 향유 방식으로 ‘능동적 하이퍼텍스트적 읽기’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독자는 새로운 생산주체로서 문학텍스트를 재창작, 재전유하며 기존 문학작품을 스스로 콘텐츠화합니다. 문학의 구술성이 새로이 부활하기도 하며(오디오북, 유튜브의 문학 읽어주는 채널 등), 독자는 배급자이자 바이럴(Viral) 주체로서 SNS를 통해 문학을 향유합니다. 이지원 선생님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문학의 새로운 능력으로 활용하고 매체 바깥의 초월적 위치가 아니라 매체의 안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매체를 도구로 문학 본연의 소명을 이어가야 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제16회 관악블록세미나는 21세기의 변화된 문화적 환경에서의 문화 생산과 수용에 대해 첨단적 연구를 수행해 오신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연마다 강연자와 참석자 간의 열띤 토론의 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서울대학교 독일어문화권연구소
제 16회 관악블록세미나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문화산업>

 

      • 일시: 2023년 8월 23일(수),  24일(목)
      • 장소: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 보름홀(8동)  B101호
      • 사회: 현정선(서울대)
      • 세부일정

        8월 23일(수)

        13:20-13:30 개회사│김태환(독일어문화권연구소장)
        13:30-14:40 콘텐츠산업의 부상과 장(field)의 동학│유승호(강원대 영상문화학과)
        14:50-16:00 한류의 세계 속 의미│홍석경(서울대 언론정보학과)
        16:00-16:20 휴식
        16:20-17:30 OTT 콘텐츠와 21세기 미디어 문화의 지형:
        OTT 리얼리즘, 호모 사케르, 자동화 미디어│임종수(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8월 24일(목)
        13:30-14:40 온라인 플랫폼 문화산업에 대한 프랑스의 문화정책│정의진(상명대 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14:50-16:00 디지털 기록기술에 대한 문학적 성찰│구연정(숭실대 독어독문학과)
        16:00-16:20 휴식
        16:20-17:30 디지털 다매체 시대, 문학의 전환과 확장│이지원(중앙대 문예창작학과)

     


6월 연구소 소식

 


2023년도 1학기 종강집담회

2023년 6월 16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는 전통적으로 학기 말 집담회를 통해 흥미로운 연구 주제에 관한 학문적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왔습니다. 이번 집담회에서는 우리 연구소 학술지 <독일어문화권연구> 제31집(2022)에 실린 논문의 저자 두 분을 모시고 흥미로운 강연을 들었습니다.


<독일어문화권연구소  2023학년도 1학기 종강집담회>

    •일시: 2023년 6월 16일(금) 오후 3시

         •장소: 서울대학교 신양학술정보관(4동) 309호

     •사회: 현정선(서울대)

      세부일정:
(1) 15:00-16:00:
강연자: 명정(서울대)
강연제목: 『브레멘 음악대』에 나타난 약탈적 자본주의 양상 고찰

     (2) 16:20-17:30
강연자: 배정희(부산대)
강연제목: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대양 항해 탐사와 근대 비전
– 여행에세이 『자연 관상기』 읽기


😊
명정 선생님은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에 나타나는 약탈적 자본주의의 양상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브레멘 음악대』에서 동물들은 주인으로부터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주인은 동물들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그들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초과될 때 동물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동물들은 자유를 찾아 브레멘으로 향하는데, 명정 선생님은 『브레멘 음악대』에서 그려지는 유토피아적 세계의 성취에 대해서도 주목하였습니다. 쓸모없어져 무능력한 존재로 취급 받던 동물들은 서로 도와야할 순간에 서슴없이 연대하며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종을 뛰어 넘는 보편적 연대’를 통해 동물들은 현실세계에서 자신들의 이상향인 ‘행복한 땅’ 에우토피아를 이룹니다. 명정 선생님은 인간의 존재가치가 ‘쓸모’로 규정되는 오늘날의 사회의 단면을 약 200년 전의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 읽어볼 수 있음을 설명하였습니다.


😊
배정희 선생님은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대양 항해 탐사와 근대 비전 및 훔볼트의 여행에세이 『자연 관상기』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강연에 따르면 훔볼트 업적의 핵심은 대양 항해의 대규모 공간이동의 감행과 그것을 통해 수집한 방대한 새로운 지식의 체계화에 있으며, 훔볼트의 삶의 방식은 이동과 탐사, 지식 축적과 지식 확산에 몰입한 근대(지식)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줍니다. 훔볼트는 중남미 대륙을 유럽의 수탈대상이 아닌 학문적 대상으로서 재발견하고 재규정합니다. 1808년에 출간한 『자연 관상기』는 훔볼트에 따르면 “전체적으로는 자연의 조망, 그리고 개별 작용력들의 통합적 작용에 대한 증거”로서, 훔볼트는 텍스트의 목적으로 학문성과 심미성의 결합을 내세웁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경험적 개별사실들이 서로 함께 하나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자연과학적 증거로서의 텍스트, 그리고 그 통합적 작용에 대한 이해가 안겨다 준 심미적 향유의 일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정희 선생님은 『자연 관상기』의 심미성 문제는 어디까지나 전체와 개별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과 그 인식이 텍스트로 성공적으로 전달되었느냐의 문제라고 역설하였습니다.


이번 집담회는 우리 연구소 학술지의 성과를 참석자들과 공유하는 한편, 강연자와 청중 간의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어 그 어느 때보다 유익한 지적교류의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5월 연구소 소식

 


<독일어문화권연구소 제 2회 문학토크>

2023년 5월 19일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지난해부터 ‘문학토크’라는 새로운 형식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학토크는 국내에 새로이 번역 출간된 독일문학의 최근 문제작들에 대해 전문가의 해설을 듣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오늘의 독일 문학, 독일의 문화와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에 비추어 우리 현실을 함께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며, 현시대에 여러 매체의 물결 안에서 조금은 사그라든 문학에 대한 관심을 고취하는 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

 


 

<제2회 독일어문화권연구소 문학토크>

1. 세기전환기 몰락의 아름다운 기록 –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의 작품 세계

강연자: 홍진호(서울대 독어독문학과)

2. 기억과 균형 찾기 – 알렉산더 클루게의 『1945년 4월 8일 할버슈타트 공습』

강연자: 이호성(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일시: 2023년 5월 19일(금) 오후 4시-6시

•장소: 서울대학교 신양학술정보관(4동) 308호 세미나실2

•사회: 현정선(서울대)


 

제2회 문학토크의 주제는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의 소설 『파도』(을유문화사, 2022)와 알렉산더 클루게의 산문집 『1945년 4월 8일 – 할버슈타트 공습』(문학과지성사, 2022)입니다.

홍진호 선생님은 19세기 독일 데카당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의 작품이해를 위한 핵심테제에 관해 강연해주셨습니다. 세기전환기 독일문학의 전제들(자연적 존재로서의 인간, 자연과 문명의 대립, 문명비관론)과 『파도』를 비롯한 카이절링의 작품에 뚜렷이 나타나는 ‘하얀 여인’과 ‘붉은 여인’의 상징성과 대립구도를 중심으로 카이절링의 작품세계를 조명해주셨습니다. 이호성 선생님은 독일의 현대작가 알렉산더 클루게의 산문집 『1924년 9월 8일 – 할버슈타트 공습』의 역사적 배경과 구성방식, 작품의 수용사에 대해 강연해주셨습니다. 이번 강연은 특히 전쟁의 잔혹함과 ‘기억과의 균형 찾기’를 환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재적인 전쟁과 폭력에 대해 숙고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신간 소개>

 파도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지은이), 홍진호(옮긴이)

을유문화사 2022-12-30, 원제: Wellen(1911년)

 

1945년 4월 8일 할버슈타트 공습

알렉산더 클루게(지은이), 이호성(옮긴이)

문학과지성사 2022-03-15,

원제: Der Luftangriff auf Halberstadt am 8. April 1945(1977)

 

 

 

 

4월 연구소 소식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2023년 4월 20일


Prof. Dr. Anne Fleig (more…)

 

 

1월 연구소 소식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2023년 1월 13일

 

Prof. Dr. Manfred Hettling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코카문고* 서가 방문>
*Jürgen Kocka 교수의 기증도서로 만들어진 개인문고

 

  • 일시: 2023년 1월 13일(금) 16:00-17:30
  •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2동 408호 세미나실
  • 사회: 현정선(서울대 독어독문학과)
  • 세부일정:
    (1) 연구소장 인사말
    (2) 강연
    -강연자: Prof. Dr. Manfred Hettling (독일 할레대학교)
    -강연제목: “Vergegnwärtigung” schwieriger Vergangenheit. Deutschland nach 1945 – Erfolge und Probleme (어려운 과거의 “현재화”. 1945년 이후 독일 – 성공과 문제들)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학술행사의 개최를 통해 활발한 지적 활동의 장을 지속해서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독일사회사 연구의 권위자인 독일 할레대학교의 Manfred Hettling 교수를 초청하여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Hettling 교수는 ‘독일의 과거극복’이라는 테마를 둘러싼 주요쟁점들, 예컨대 나치 과거를 포함하여 독일의 과거극복 내지 기억문화에 있어서의 성과와 문제에 관해 강연하였습니다.

독일은 ‘과거극복’에 성공한 모범사례로 꼽히지만, 홀로코스트라는 예외적인 과거에 대한 독특한 극복방식을 어떻게 다른 나라들의 상이한 역사를 극복하는 데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습니다. 독일의 ‘과거극복’은 과거에 대해 침묵하려는 태도를 이겨내고 이를 반성하는 자세로 귀결했다고 여겨지는데, Hettling 교수는 이 관점이 진실을 내포하면서도 실제를 단순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독일의 ‘과거극복’은 ‘특이의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독일은 서방세계의 일부가 되기 위해 자신의 과거로부터 거리를 두고 기존의 국가(민족)정체성 대신에 스스로를 유럽의 한 주로 파악함으로써 국가라는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이와 반대로 나치독일의 공격을 받았거나 소련 공산주의에 점령당했던 나라들은 국가(민족)정체성을 정치적 자유의 토대로 긍정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독일이 유럽연합의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도덕에 기반한 정치적 요구를 할 때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합니다. 이 긴장관계는 추모문화의 논쟁에도 영향을 끼치며, 다방향성(Multidirektionalität)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독일이 나치 과거에만 몰두하고 식민지 지배 과거의 범죄는 경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Hettling 교수는 독일의 나치 과거와 ‘과거극복’은 특수한 경우이며, 이를 자국의 (다른) 문제를 비판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특수한 점은 독일의 과거가 유일무이하다는 것으로, 독일은 1918년에 이미 한 번 패전을 경험했으며 1945년에 두 번째 패전을 경험했을 때 다른 극복전략을 사용합니다. 나치 독일의 범죄는 선례가 없는 완전 새로운 방식으로 실행되었으며, 독일은 처음부터 가해자였음을 부정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를 희생자로 파악할 여지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독일은 국경을 접한 나라들이 많아 외교적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나치 과거를 이웃 나라들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청산해야 했습니다. 셋째로 독일의 기억문화를 살펴볼 때, 나치 독일 이전의 독일 역사는 자주 나치 독일이 등장하기 전 단계의 역사로만 이해되어 현대와의 연관성을 잃고 현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합니다. Hettling 교수는 후손들이 진정 나치 과거를 자신의 역사로 받아들이고 이 역사를 책임의식을 가지고 마주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속한 나라의 역사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국내외 교수들 간의 지적 교류와 우호 증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석·박사생들에게 해외 석학의 흥미로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였습니다. 강연 후에는 참석자 간의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 강연회의 취지가 더욱 성공적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좌측부터 현정선 연구부장, Hettling 교수님의 지도학생, 강연자 Manfred Hettling 교수, 연구소장 김태환 교수

 

 

 

 

 

 

 

 

 

 

 

 

12월 연구소 소식

2022년도 2학기 종강집담회

2022년 12월 16일

 

 

  • 일시: 2022년 12월 16일(금) 15:00-17:30
  •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4동 301호
  • 사회: 현정선
  • 세부일정:
    (1) 15:00-16:00
    강연자: 서진태(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강연제목: 보토 슈트라우스의 초기 산문에 나타나는 신화와 언어 – 「마를레네의 언니」와 『소요』를 중심으로(2) 16:20-17:30
    강연자: 이유재(독일 튀빙엔대학교 한국학과)
    강연제목: “그래서 어쩌라고!” 독일 한인 2세의 계급성과 에스니시티

 

독일어문화권연구소는 전통적으로 학기 말 집담회를 통해 흥미로운 연구 주제에 관한 학문적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왔습니다.
이번 집담회에서는 올해 독일 밤베르크대학에서 박사 학위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신진 연구자 서진태 선생님과 독일 튀빙엔대학교 한국학과에 재직 중이신 이유재 선생님을 모시고 흥미로운 강연을 들었습니다.
이유재 선생님께서는 2022년 2학기 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펠로로서 독일 이주사에 관해 연구하고 계십니다.

서진태 선생님은 독일 현대작가 보토 슈트라우스의 산문 「마를레네의 언니」와 『소요』를 중심으로 슈트라우스의 시학과 언어관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해석하는데 있어 ‘신화’는 중요한 관점이나 슈트라우스의 초기 작품에 대해서는 신화라는 관점이 많이 적용되지 못했습니다.
서진태 선생님은 슈트라우스의 초기 작품에 주목하여 슈트라우스가 ‘신화’와 언어를 연결시키고 있음을 강연하였습니다.

이유재 선생님는 독일 한인의 이주사와 통합에 관해 강연해주셨습니다.
이유재 선생님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 한인 1세, 2세, 3세는 정체성 형성과 에스니시티의 이해, 정착을 위한 삶의 지향점 등에 있어 일련의 의식의 차이를 보입니다.
이들 독일 한인은 독일 사회에 통합됨에 있어 ‘모범생’의 면모를 보이며, 지금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치조직을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유재 선생님은 독일 한인들이 자신을 내보이는 ‘korientation’의 1단계를 자기 위치짓기와 공공성으로, 2단계를 한국 독일인에서 아시아 독일인으로의 확장으로, 3단계를 연대와 협력으로 설명해주셨습니다.

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집담회에서는 강연자와 청중 간의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 즐겁고 유익한 지적인 교류의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10월 연구소 소식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2022년 10월 17일

<Prominenzeffekte in der Linearisierung von Argumenten:
 eine sprachvergleichende Korpusstudie>

Prof. Elisabeth Verhoeven
(독일 훔볼트 대학교)

 

  • 일시: 2022년 10월 17일(월) 16:30-18:00
  • 장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2동 408호
  • 사회: 현정선

독일어문화권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학술행사의 개최를 통해 활발한 지적 활동의 장을 지속해서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독일 훔볼트 대학교의 Elisabeth Verhoeven 교수를 초청하여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Verhoeven 선생님은 어떤 유형론적 요소가 담화에서 심리동사의 논항의 선형구조를 반영하는가에 대해 강연해주셨습니다. 코퍼스 데이터에 기반한 독일어, 터키어, 그리스어, 중국어에 대한 비교연구 결과 경험자 목적어를 가지는 심리동사는 독일어와 그리스어에는 있지만 중국어와 터키어에는 없으며, 주어의 선택은 개별 언어와 상관없이 유정성과 지시성의 영향을 받았으나 논항의 어순은 각 언어들의 문법에 따라 달랐습니다. Verhoeven 선생님은 풍부한 언어적 예시와 도표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고 언어비교를 통한 코퍼스 연구의 결과를 공유하였습니다.

이번 강연회는 해외학자의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국내외 교수를 비롯하여 언어학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는 뜻 깊고 유익한 자리였습니다.